"공짜노동에 공휴일도 못 쉬어"...산단 노동자, 노동환경 '취약'
"공짜노동에 공휴일도 못 쉬어"...산단 노동자, 노동환경 '취약'
  • 박영신 기자
  • 승인 2023.09.01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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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조사 결과 31% 공짜노동 '경험'
전문가들, "처우 개선 위해 제도적 기반 마련해야"
ⓒ위클리서울/픽사베이

[위클리서울=박영신 기자] 산업단지가 제조강국 한국을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해 왔지만 그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무임금노동에 시달리거나 공휴일에도 쉬지 못하는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 휴게시설 없는 사업장서 근무

민주노총이 미조직 노동자 5377명의 미조직 노동자 중 경남지역 566명에 대해 '노동조건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산업단지 노동자 31.3%는 무료노동·공짜노동(조기출근·무급노동)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 체감경기 노동조건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무료노동·공짜노동의 전체평균 26.8%보다 높았고. 주간 노동시간별로는 1주 52시간 초과 노동자의 무료노동·공짜 노동의 비율이 42.3%로 거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공휴일이 유급휴일이라고 응답한 산업단지 노동자는 70.2%에 불과했으며 무급휴일은 19.2%, 연차 대체는 5.9%로 나타났다.

공휴일이 유급휴일이라고 응답한 비율 중 정규직은 79.6%, 비정규직은 38.7%로 고용형태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사업체 규모에 따른 차별도 심각했는데, 5인 미만 사업체 노동자 중 공휴일이 유급휴일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62.1%에 불과했다.

공휴일에 쉬지 않는다는 노동자도 4.9%가 있었다. 특히 공휴일에 ‘쉬지 않음’ 비율은 비정규직(14.1%), 30인~99인미만 (10.4%), 30대 이하(8.3%), 15시간 미만 노동자(7.5%)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미사용 휴가에 대해 수당을 지급받는다고 응답한 노동자 비중은 절반에 못 미치는 것(42.7%)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수당도 지급받는다는 노동자가 42.7%,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수당은 지급받지 못한다는 노동자는 33.7%,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지만 수당을 지급받는다는 노동자는 10.5%, 자유롭게 사용하지도 못하고 수당도 지급받지 못하는 노동자는 9.8%로 나타났다.

노동자 10명 중 3명(31.8%)은 휴게시설이 없는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게시설이 없다는 응답은 남성(24.3%)보다 여성(38.1%)이 높았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5인 미만(43.8%), 5인~19인(39.7%), 20인~29인(35.1%), 30인~99인(32.2%)의 순으로 ‘휴게시설 없다’는 응답률이 높았다.

국민연금 가입 비율은 90.5%에 그치고 미가입 비율은 5.3%로 나타났다. 남성(91.7%)보다 여성(89.7%), 정규직(98.0%)보다 비정규직(65.2%)의 가입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 또 5인 미만 사업체 노동자의 가입률은 82.7%에 불과했다.

"비정규직 등 열악한 노동자권리 박탈·차별 안 돼"

30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단지 노동권 실태와 법제도 개선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위클리서울/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최정우 민주노총 미조직전략조직국장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단지 노동권 실태와 법제도 개선과제 토론회'에서 “산업단지는 우리 사회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노동자 밀집 지역으로 노사관계를 비롯한 한국 사회 노동자 현실을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단지 노동자들은 무료노동·공짜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무료노동의 해결방안의 하나로 출퇴근 기록을 의무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동자들의 출퇴근 기록은 19.9%가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5인미만 사업장의 절반 이상(51%), 비정규직(24.0%) 산업단지 노동자들의 출퇴근 기록을 통한 무료노동 근절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공휴일이 유급휴일이라고 응답한 노동자는 전체적으로 70.2%였지만, 고용형태 및 사업체 규모에 따른 차별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산업단지 노동자 노동권 향상이 중요한 만큼 여성일수록, 비정규직일수록, 작은사업장 노동자일수록 노동의 권리가 박탈되어나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주영 민주노총 법률원 부원장은 “산업단지 내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이들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장과 처우개선 과제를 반영하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공장의 원활한 설립, 양질의 지역 일자리 확보 및 유지를 지원한다는 조항을 삽입하고 ‘산업단지 근로자의 고용 및 처우개선에 관한 기본기준’을 정해 산업통상자원부 산업단지관리지침의 기초적인 내용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는 제조업과 수출을 핵심 동력으로 경제성장을 이뤄왔고, 그중에서도 산업단지는 제조 강국인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버팀목”이라며 “산업단지는 제조업 생산의 61%를 차지하며 고용의 54%인 227만명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그러나 20년 이상 노후화된 산업단지는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산업단지 노동자가 기본적인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우리나라 제조업 성장의 거점 역할을 하는 산업단지의 역량 성장과 노동권 보호를 위한 정책과 제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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