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상] 고홍석
[위클리서울=고홍석 기자]

1889년 1월 3일
투린의 알베르토 광장에서 난폭한 마부가
말을 심하게 채찍질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한 남자가 통곡을 하며 말에 다가가
말의 목을 안고 쓰러졌습니다.
그 남자는 바로 니체였습니다.
어렸을 때 풍뎅이를 잡아서
다리 관절을 끊어내고
목을 180도 돌린 다음 땅에 내려 놓고
손바닥으로 풍뎅이 옆을 소리나게 내리치면
겁에 질린 풍뎅이는
달아나려고 날개짓을 하지만
매끄러운 등을 중심으로 땅에서 빙글빙글
돌기만 합니다.
우리 악동들은 그 모습에 박수를 치며
신나했었습니다.
니체가
인간중심주의 데카르트를 대신하여
동물 학대에 대하여
참회를 하였던 것처럼
60녀 년전 제 잔인한 만행을
풍뎅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뼈만 남은 이 생선을 보며
니체는
1889월 1월 3일 튜린의 알베르토 광장에서
동물 학대하는 난폭한 마부를 대신하여 통곡의 참회를 하였습니다.
나는
뼈만 남은 이 물고기를 보고
제가 어렸을 때
풍뎅이 학대하였던 것을 돌이켜보며 풍뎅이에게 사과하였습니다.
일본은
2023년 8월 23일
후쿠시마 핵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면서 감히 인간의 탈을 쓰고 끔찍한 만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중단을 촉구하며
죽어가는 '태평양을 위한 진혼곡'을 바칩니다.
<고홍석 님은 전북대학교 명예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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